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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한 줄이 모든 걸 결정한다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지만, 끝이 좋아야 그 여정도 의미 있게 느껴지는 법이다. 아무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놨다고 해도, 마지막 몇 장면, 혹은 마지막 한 문장이 허무하다면 독자의 반응은 냉담해진다. “그걸로 끝이야?”라는 실망 섞인 반응은 작가에게 씻을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말은 단순히 서사의 끝이 아니라, 전체 창작물이 독자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는가를 결정짓는 마지막 ‘공감의 순간’이다.
그런데도 많은 초보 창작자는 ‘어떻게 시작할지’에는 고민을 많이 하면서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고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작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마무리다. 이야기를 닫는다는 것은 사건을 정리하고, 인물의 여정을 끝내며, 동시에 독자의 상상과 감정을 만족시키는 복합적 작업이다. 이 글에서는 창작자가 결말을 효과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작품의 결말을 ‘명작의 순간’으로 만드는 실전 글쓰기 비법을 소개한다.
작가의 결말 설계, 이 네 가지로 완성된다
첫 번째. 주제와 결말을 연결하라 – 끝맺음에도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결말은 단순히 사건을 종료시키는 장면이 아니다. 이야기의 전체 주제, 즉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결말은 반드시 주제와 맞닿아 있어야 한다. 주제와 동떨어진 결말은 아무리 충격적이거나 감동적이라 해도 독자에게 허무함을 남긴다.
예를 들어,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삶의 무기력 속에서도 자기만의 해방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주제를 중심에 둔다. 그리고 결말에서는 해방이라는 거창한 단어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감정이라는 메시지를 잔잔하게 정리한다. 이처럼 주제와 결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독자는 이야기를 떠나면서도 강한 여운을 느낀다.
두 번째. 열린 결말 vs 닫힌 결말 – 독자의 상상을 유도할 것인가, 완성 감을 줄 것인가
결말의 구조는 크게 열린 결말과 닫힌 결말로 나눌 수 있다. 열린 결말은 독자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닫힌 결말은 이야기의 모든 실마리를 정리해 주는 방식이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작가의 창작 의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중요한 것은 ‘그 결말이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느냐’는 점이다.
웹툰 〈유 미의 세포들〉은 주인공 유 미의 감정과 내면을 세포라는 설정으로 풀어낸 참신한 작품이다. 수많은 인간관계를 지나며 성장해 온 유 미는 마지막 회에서 ‘완벽한 해피엔딩’ 대신 스스로 글을 쓰며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길을 택한다. 이것은 열린 결말이지만, 작품의 전체 메시지와 유 미의 성장 흐름을 고려했을 때 그 어떤 닫힌 결말보다 완성도 있게 느껴진다. 독자의 상상과 감정을 이끄는 열린 결말도, 주제와 맥락이 맞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마무리가 될 수 있다.
세 번째. 반전보다는 ‘감정의 정리’가 중요하다
간혹 충격적인 반전이나 뜬금없는 결말로 독자의 기억에 남기려는 시도가 있다. 물론 잘 설계된 반전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억지스러운 반전은 오히려 전체 이야기를 망칠 위험이 크다. 결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반전이 아니라 감정의 정리다. 독자가 인물들과 함께했던 감정 여정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고 현실적인 분위기로 이어진다. 만약 마지막 회에서 주인공들이 갑자기 로맨스로 연결되거나 극적인 사건이 터졌다면 오히려 이야기는 무너졌을 것이다. 대신 이 작품은 조용히, 그러나 따뜻하게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감정의 균형을 맞추며 끝맺는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 역시 감정의 매듭을 정리하고 진한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네 번째. 결말은 ‘기억의 잔상’이다 – 마지막 한 장면, 한 문장까지 설계하라
좋은 결말은 단지 내용이 만족스럽다고 해서 완성되는 게 아니다. 마지막 문장, 마지막 장면의 이미지, 혹은 인물의 대사 하나까지 기억에 남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독자가 작품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드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다.
웹툰 〈이태원 클라쓰〉는 주인공 박새로이가 복수를 넘어 성장과 용서를 택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성공한 CEO로서 단지 복수를 이룬 인물이 아닌, 스스로 정의를 구현한 어른으로 그려지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처럼 마지막 장면은 ‘서사 전체를 상징하는 압축된 이미지’여야 하며, 결말의 여운을 결정짓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마무리까지 설계할 수 있어야 진짜 작가다
결말은 이야기의 마지막이자, 독자와 창작자가 나누는 마지막 대화다. 이 결말이 허술하면 독자는 그간 함께했던 여정에 대해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를 잘 쓰는 사람은 결말을 잘 설계하는 사람이다. 단순히 서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감정까지 마무리 해주는 것이 진짜 ‘글쓰기의 기술’이다.
결말을 설계할 땐 먼저 이야기의 주제와 인물의 감정선을 다시 복기해보자. 그리고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은지, 독자가 어떤 감정으로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열린 결말이든, 닫힌 결말이든, 중요한 건 그 여운이 머물 수 있도록 만드는 글쓰기다. 다시는 “결말이 망쳤다”는 평가를 듣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는 끝맺음까지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작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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