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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

    by. sensegoose

    목차

      왜 어떤 글은 눈을 뗄 수 없을까?

      한 편의 글을 읽다 보면 어떤 글은 단어 하나하나가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몰입감을 주지만, 또 어떤 글은 몇 줄만 읽고도 창을 닫고 싶게 만든다. 같은 주제, 비슷한 길이의 글이라도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글은 분명 존재한다. 그 비결은 ‘서술 방식’에 있다. 드라마틱한 전개, 살아 숨 쉬는 인물, 감정을 자극하는 장면은 모두 ‘어떻게 썼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번 글에서는 초보 작가부터 숙련된 필진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서술 책략 7가지’를 중심으로, 지루한 문장을 드라마처럼 바꾸는 창작 글쓰기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략들은 문장의 구조를 바꾸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독자의 감정과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적인 서술 도구들이다. 그리고 그 기술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 작품 속에도 풍부하게 숨어 있다.
      지금부터 그 7가지 책략을 하나씩 살펴보자.

       

      지루한 글이 드라마처럼 살아나는 순간 – 창작 글쓰기에 꼭 필요한 서술 책략 7가지

       

      창작 글쓰기를 살아 있게 만드는 서술 책략 7가지

      1. 평범한 사건을 '위기'처럼 설정하라

      모든 이야기가 커다란 사건이 필요하지는 않다. 중요한 건 독자가 ‘위기’처럼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단순히 지각하는 장면을 쓰더라도, 그날이 인생이 걸린 입사 면접 날이라면 그 장면은 곧장 위기감으로 전환된다.

      예시 – 드라마 <미생>
      장그래가 입사 첫날 지각할 뻔한 에피소드는 사실상 사건은 단순하지만, 그의 배경(고졸, 인턴, 비정규)과 결합하면서 독자는 숨죽이게 된다. 작은 상황이 ‘인생 전체의 위기’처럼 확대되어 서술된 덕분이다.

      활용 팁: 당신의 글에서 ‘크지 않은 사건’을 썼다면, 독자가 왜 그 사건에 집중해야 하는지 감정적 이유를 만들어 보라.

      2. ‘말’보다 ‘행동’으로 감정을 묘사하라

      감정을 말로 설명하면 설명문이 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면 이야기가 된다.
      "슬펐다"는 문장보다 “그녀는 수저를 들고 한참 동안 밥을 뜨지 못했다”는 문장이 훨씬 더 감정적으로 다가온다.

      예시 –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은 매 장면에서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말이 없는 시간’이나 ‘같은 자리를 맴도는 행동’으로 우울과 공허를 보여준다. 이 무언의 행동이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준다.

      활용 팁: 인물의 감정을 설명하고 싶을 때, 그 감정이 어떤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를 먼저 떠올려 보자.

      3. 서술 속 시간에 리듬을 줘라 – ‘긴장’과 ‘여백’의 배치

      사건이 한꺼번에 몰아치는 글은 피로하다. 반대로 지나치게 느릿한 흐름은 지루함을 준다. 중요한 건 속도 조절, 즉 리듬감 있는 서술이다.

      예시 – 영화 <벌새>
      주인공 은희의 일상은 반복적이고 잔잔하지만, 중간중간 충격적인 사건(폭력, 죽음 등)이 툭툭 튀어나온다. 이 대비 덕분에 감정의 진폭이 살아난다.

      활용 팁: 사건과 사건 사이에 ‘감정 정리’를 위한 문장을 삽입하거나, 반대로 조용한 서술 중 갑작스러운 전환을 활용하자.

      4. 시점을 바꾸면 긴장감이 생긴다 – 1인칭 vs 3인칭 활용법

      같은 이야기도 시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1인칭은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하게 만들고, 3인칭은 전체적인 조망과 객관성을 준다. 하지만 두 시점을 적절히 섞으면, 독자의 시선을 이끄는 긴장감을 만들 수 있다.

      예시 – 소설 『82년생 김지영』
      작품 초반은 3인칭 시점으로 객관적으로 서술되지만, 중반부터는 김지영의 내면 서술이 강화되면서 1인칭 시점처럼 감정 몰입이 이루어진다. 이 시점 전환이 읽는 이의 감정을 끌어올린다.

      활용 팁: 장면 전환이나 인물 변화가 있을 때, 시점도 함께 조절해 보자. 서술의 관점이 바뀌면 분위기도 전환된다.

      5. ‘비유’와 ‘상징’으로 장면에 겹을 더하라

      드라마틱한 장면이 감정을 배가시키는 이유 중 하나는, 단순한 묘사에 상징이나 비유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사소한 사물이나 상황도 상징이 되면 이야기가 풍부해진다.

      예시 –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윤세리와 리정혁이 풍선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은 단순한 소통이 아니라 ‘서로 닿을 수 없는 이들’이라는 상징이 덧씌워져 강한 인상을 남긴다.

      활용 팁: 사물을 감정적으로 해석해 보자. 벤치 하나, 창문 하나도 상징이 될 수 있다.

      6. 결말을 먼저 보여주고 과정을 따라가게 하라 – ‘역순서’ 서술 기법

      긴장감을 유도하고 싶다면, 결과를 먼저 제시하고 원인을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도 효과적이다. 독자는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를 궁금해하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예시 – 드라마 <시그널>
      첫 회부터 미제 사건의 ‘결과’가 등장하고, 이후 과거 무전기를 통해 그 사건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난다. 이 구조 덕분에 독자는 서사의 뒤를 쫓게 된다.

      활용 팁: 중요한 장면을 일부러 먼저 제시하고, 이후 설명을 통해 감정과 정보를 차례로 쌓아가 보자.

      7. 한 문장의 임팩트로 독자를 멈춰 세워라 – ‘한 줄 서사의 힘’

      감정이 고조되다가, 어떤 순간에 짧고 강렬한 한 줄이 등장하면 독자는 멈춰서서 곱씹게 된다. 이 한 줄은 마치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 같은 역할을 한다.

      예시 –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그 말, 하지 마.” – 짧은 문장이지만, 그전에 쌓아온 감정 덕분에 큰 울림을 준다.

      활용 팁: 중요한 감정의 전환점에는 ‘짧은 문장’을 배치하자. 서사 전체의 감정을 정리하고, 독자의 감정을 붙드는 역할을 한다.

      지루한 글에 생명을 불어넣는 창작자의 마법

      좋은 글은 단지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보다 ‘어떻게 말했는가?’에서 결정된다. 위에서 소개한 서술 책략 7가지는 단어 선택이나 문법을 다듬는 수준이 아니라, 독자의 감정선과 몰입도를 설계하는 창작자의 기술이다. 이 책략들은 각각 따로 활용해도 좋지만, 조합했을 때 훨씬 더 강한 드라마 성을 만들어낸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낀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서술이 밋밋하면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대로, 사소한 이야기라도 드라마처럼 풀어내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당신이 창작 글쓰기를 시작하거나 다시 정비하고자 한다면, 이 서술 책략들부터 내 글에 하나씩 실험해 보자.

      그렇게 한 문장, 한 장면이 살아 움직이기 위해 시작할 때, 당신의 글은 더 이상 ‘지루하다’는 말을 듣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