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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3. 24.

    by. sensegoose

    목차

      가치관은 창작의 방향을 결정하는 나침반이다 

      창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질문 중 하나는 “무엇을 써야 할까?”일 것이다. 수많은 이야기와 주제가 넘쳐나는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이를 글로 옮기는 일은 전혀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창작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작가 자신의 ‘가치관’이다. 가치관이란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며,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무엇에 분노하거나 감동하는지를 드러내는 내면의 기준이다.

      작가의 가치관은 창작 주제를 선택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회적 정의, 인간관계, 가족, 자유, 소외, 사랑, 고독, 생명과 죽음 등 어떤 주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독자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도 달라진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독자가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는 바로 문장 구성이다. 어떤 어휘를 선택하고, 어떤 문장 구조를 반복하며, 어떤 서술 방식으로 감정을 전달할 것인지는 작가의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작가의 내면을 투영한 창작 주제를 어떻게 설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문장 구성 전략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한국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예시로 들어 초보 창작자들도 자신만의 가치관을 기반으로 글을 써 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먼저 파악하라

      작가 작품의 주제 설정은 단순히 인기 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에서 가장 깊이 울리는 감정이나 신념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사회 문제에 분노하는가? 어떤 인간관계에서 위로받았는가? 어떤 순간에 삶의 본질을 느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이 바로 창작의 씨앗이 된다.

      예를 들어,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노동자 계층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조세희 작가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자신의 가치관을 중심에 두고, 도시화와 불평등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작품 전체에 녹여냈다. 주제 선택에서부터 인물 설정, 사건의 배열에 이르기까지 모든 창작의 과정에서 작가의 가치관이 중심축 역할을 한 것이다.

      초보 창작자는 자 삶 속에서 감정적으로 강하게 반응했던 경험이나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던 사건들을 떠올려보면 좋다. 그 안에서 자주 등장하는 감정, 관점, 판단 기준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의 가치관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감정들을 중심에 두고 주제를 구성해 보는 것이 창작의 첫걸음이다.

      가치관을 주제로 구체화하는 과정

      가치관을 인식했다고 해서 곧바로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주제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추상적인 개념을 삶의 구체적인 장면이나 이야기로 옮기는 상상력이다. 가치관은 추상적이고 철학적이지만, 글은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언어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가족과 개인의 정체성, 전쟁과 상처라는 주제를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박완서 작가는 전쟁을 겪으며 형성된 정체성과 가족에 대한 가치관을 자신의 유년기 체험을 중심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강한 몰입감을 주었다. 이처럼 가치관은 삶의 이야기 속에서 구체화하여야 비로소 독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초보 작가라면, 너무 큰 담론이나 철학을 다루려 하기보다, 자신이 경험한 소소한 일상이나 주변 인물의 삶을 소재로 삼되 그 속에 자신의 가치관을 투영해 보자. 그 방식이야말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가장 진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작가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창작 주제 설정과 문장 구성 전략

      가치관에 맞는 문체와 어휘 선택

      가치관이 담긴 글은 자연스럽게 문체와 어휘에 반영된다. 차분하고 따뜻한 시선을 가진 작가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할 수 있고,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가진 작가는 직설적인 어휘와 강한 문장을 구사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정서에 맞는 언어 선택은 창작에서 매우 중요하다.

      예시로, 황순원의 『소나기』는 사랑과 순수, 그리고 상실이라는 주제를 매우 절제된 언어로 담아냈다. 불필요한 수식을 줄이고 간결한 문장을 반복함으로써 순수한 감정의 깊이를 강조한다. 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정서가 문장 구성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결과다. 반면, 김훈의 『칼의 노래』는 강인한 문체와 묵직한 어휘를 통해 전쟁과 리더십, 고독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전한다.

      이처럼 작가가 어떤 감정선과 메시지를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사용하는 어휘와 문장 구조가 달라진다. 초보 작가는 처음에는 다양한 작가의 문체를 모방해 보며, 어떤 방식이 자신의 가치관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지 실험해 보는 것도 좋다.

      문장 구성의 전략: 강조와 리듬의 활용

      문장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감정을 설계하고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구조적 장치다. 문장을 구성할 때는 어떤 부분을 강조할 것인지, 어느 부분에서 속도를 늦추고 감정을 쌓을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문장의 리듬과 반복, 대조, 배열 방식이다.

      예를 들어, 김소진의 『장석조네 사람들』은 현실적인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구성 전략을 사용한다. 문장 하나하나는 짧지만, 반복되는 구절과 대조적인 묘사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는 작가가 강조하고자 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또한,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슬픔과 고통을 묘사할 때 문장을 짧게 끊어 독자의 감정을 누적시키는 리듬감을 준다. 이는 독자가 인물의 심정에 더욱 깊이 공감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처럼 문장 구조의 조절은 단어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창작 전략이며, 작가의 세계관을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진심이 담긴 주제와 언어만이 독자의 마음에 닿는다

      작가의 가치관은 창작의 출발점이며, 글의 전체적인 방향성과 깊이를 결정짓는 근간이 된다. 가치관이 뚜렷할수록 창작 주제는 더 명확해지고, 그 주제를 담는 문장은 더욱 설득력 있게 구성될 수 있다. 주제를 설정할 때 단지 유행을 따르거나 감각적인 소재를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장 깊이 공감하고 오래 생각해 온 문제를 중심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장 구성 전략 또한 가치관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떤 감정을 강조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독자의 몰입을 유도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은 곧 작가 자신의 세계를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문장은 생각의 외형이며, 감정의 그릇이다. 진심을 담은 문장은 꾸며내지 않아도 독자의 마음에 가닿는다.

      창작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자신의 가치관을 너무 무겁게 다룰 필요는 없다. 작은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써 내려가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유독 당신의 글이 독자의 마음에 닿는 이유는, 그 안에 오직 당신만이 줄 수 있는 진심과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창작자는 언제나 질문해야 한다. “나는 왜 이 이야기를 쓰는가?” 그 물음에 진실하게 답할 수 있을 때,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