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egoose 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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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3. 22.

    by. sensegoose

    목차

      창작은 특별한 재능이 아닌 ‘관찰의 기술’에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은 창작이라는 행위를 마치 예술가나 천재들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특히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이들은 종종 “나는 상상력이 부족해서 글을 못 써요” 혹은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니까 창작은 나랑 거리가 멀어요”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오해에 불과하다. 창작은 단지 하늘에서 영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상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관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관찰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오감 전체를 통해 주변을 ‘의미 있게 인식하는 것’이며, 익숙함 속에서 낯섦을 발견하고, 평범한 장면 속에서 스토리의 씨앗을 발견하는 능력이다. 작가에게 있어 관찰력은 창작의 뿌리와도 같은 역할을 하며, 이를 훈련하고 계발하는 과정이 곧 글쓰기 실력 향상의 시작점이 된다.

      관찰력을 중심으로 한 글쓰기 훈련은 특히 초보 작가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이는 대단한 언어적 기교가 필요하지 않고, 눈앞의 현실을 기반으로 글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보자는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기 쉬운데, 관찰을 통한 글쓰기는 그런 불안을 줄여준다. 우리가 매일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소재가 되어, 어렵지 않게 글로 옮겨갈 수 있다.

      이를테면 창밖으로 비가 오는 모습을 단순히 “비가 온다”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 창문에 부딪히는 느낌, 그날의 감정 상태까지 포착하여 풍부한 문장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관찰의 힘이다. 이러한 습관은 훈련을 통해 누구나 익힐 수 있는 기술이며, 특별한 감각이 없어도 꾸준히 연습하면 점차 깊이 있는 글을 써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유명 작가 관찰력을 바탕으로 창작을 이끌어왔다.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어린 시절 마신 홍차와 마들렌 과자의 향기로부터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써냈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도쿄의 거리에서 마주한 일상적 장면들 속에서 환상적이고 독특한 이야기 구조를 끌어냈다. 이들의 작품은 거창한 모티프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 체험하고 관찰한 세부적인 것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글쓰기 초보자도 실천할 수 있는 관찰 중심 글쓰기 훈련법을 단계별로 소개할 예정이다. 각 훈련법은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며, 창작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확장해 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각 훈련법이 실제 작가들의 작업 방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함께 살펴보며, 관찰이 어떻게 글로 구체화하고, 나아가 그것이 창작으로 이어지는지 실질적인 예시를 통해 설명할 것이다.

      창작이란 거창하거나 먼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사물과 풍경, 사람과의 대화, 감정의 변화 속에서 작은 불씨처럼 피어오르는 것이다. 그 불씨를 잘 간직하고 키워나가는 일, 그것이 바로 관찰력 중심 글쓰기의 본질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그 불씨를 현실의 글로 옮기는 실질적 훈련법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관찰력 중심 글쓰기 훈련법

      감정 중심의 일기 쓰기 훈련법 – 내면을 탐색하며 쓰기

      개념 설명: 감정 중심의 일기 쓰기는 하루 동안의 감정 변화와 감각들을 중심으로 기록하는 글쓰기 방식이다. 단순히 있었던 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느낀 감정과 감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연습을 통해 관찰의 깊이를 키울 수 있다.

      실존 작가 예시: 버지니아 울프는 일기 형식의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미세한 감정의 결을 포착했다. 그녀의 작품은 감정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데, 이는 일기 속에서 감정을 객관화하고 분석하는 훈련 덕분이었다.

      글쓰기 예시: “오늘은 햇살이 눈 부실 만큼 맑았지만 내 마음속엔 안개가 가득했다. 친구와의 짧은 대화 속 무심한 말투가 마음을 찔렀다. 말은 사라졌지만, 그 말의 여운은 오후 내내 나를 붙잡았다.”

      거리의 관찰자 되기 –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훈련

      개념 설명: 거리나 공공장소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 사물, 풍경을 관찰하며 기록하는 훈련이다. 표정, 옷차림, 걸음걸이 등 사소한 요소들을 관찰해 그 인물의 삶을 상상해 보는 연습은 창작에 매우 유익하다.

      실존 작가 예시: 찰스 디킨스는 런던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의 삶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것을 소설의 소재로 삼았다. 그의 작품에는 거리에서 본 인물들의 성격, 계층, 환경이 구체적으로 녹아 있다.

      글쓰기 예시: “지하철 2호선 문이 열리고, 짙은 색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가 급히 뛰어 들어왔다. 이마에 흐르는 땀, 바지 주머니를 움켜쥔 손, 신경질적인 눈빛. 그는 분명 늦은 출근길에 잃은 것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하나의 사물 깊이 들여다보기 – ‘한 대상 글쓰기’ 훈련

      개념 설명: 하루에 하나의 사물이나 공간을 정해 그것에 대해 15분 이상 묘사하거나 관련된 기억과 감정을 풀어내는 방식이다. 외형, 기능, 상징, 연상 작용 등을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 글로 표현한다.

      실존 작가 예시: 레이먼드 카버는 단순한 사물이나 상황을 통해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그려냈다. 그의 작품은 ‘평범한 것’을 얼마나 깊게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서사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글쓰기 예시: “책상 위의 낡은 머그은 테두리에 가느다란 금이 가 있다. 손에 쥐면 따뜻한 커피보다, 이 컵을 사준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그 금은 마치, 지나간 시간의 틈처럼 보인다.”

      감각적 메모 훈련 – 소리, 냄새, 질감 중심의 관찰 글쓰기

      개념 설명: 오감을 활용한 메모는 시각 아니라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다양한 감각을 동원해 주변을 관찰하는 훈련이다. 매일 5~10분씩 자신이 경험한 감각을 짧게 기록하며 표현력을 확장할 수 있다.

      실존 작가 예시: 요나스 요나손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서 다양한 감각 묘사를 활용해 독자의 몰입을 유도했다. 그의 글은 단순한 장면도 풍성하게 만드는 감각적 언어의 힘을 보여준다.

      글쓰기 예시: “빵집 문을 열자 고소한 냄새가 얼굴을 감쌌다. 손끝에 닿는 포장지의 따뜻함, 입 안에서 퍼지는 폭신한 식감. 그 순간,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가던 시장 골목이 떠올랐다.”

      관찰의 습관이 창작의 감각을 만든다 

      관찰력 중심의 글쓰기 훈련은 단순히 글을 잘 쓰기 위한 기술적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방식이며, 더 깊이 있는 감각으로 세상을 읽는 연습이다. 위에서 살펴본 훈련들은 누구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고, 반복할수록 창작의 기초 체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글쓰기 초보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멋진 문장을 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본 것, 느낀 것을 글로 솔직하고 세밀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 큰 출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관찰력은 창작의 출발선이자 끝없는 가능성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관찰을 습관화하게 되면, 모든 것이 글감이 된다. 카페에 앉아 있는 사람의 대화, 지하철에서 마주친 풍경, 손끝에 닿는 공기마저도 스토리의 출발점이 된다. 그렇게 쌓인 관찰의 기록들이 하나의 문장으로 이어지고, 결국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하게 된다.

      창작은 단순히 언어적 재능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일상을 바라보는 태도다. 그 태도가 관찰력을 낳고, 그 관찰이 글을 만들며, 결국 자신만의 문학적 세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 순간에도 주변에는 무수한 창작의 씨앗이 존재한다. 이제는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말자. 눈으로 보고, 감각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기록하자. 그것이 바로 관찰력 중심 글쓰기의 진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