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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3.

    by. sensegoose

    목차

      이야기의 씨앗은 많은데, 왜 줄기를 만들지 못할까?

      글을 쓰기 시작하면 처음엔 신기하게도 떠오르는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꿈에서 본 장면, 일상에서 들은 말 한마디, 책 속의 문장 하나도 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키보드 앞에 앉으면, 이상하게도 글이 풀리지 않는다. 생각은 있는데 문장이 나오지 않고, 이야기되지 않는다. 이런 경험, 창작을 시작한 초보자라면 한 번쯤 꼭 겪는 일이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 뼈대’가 없는 상태에서 글을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글을 쓸 재료는 풍부한데 구조가 없다 보니 조립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작가는 단순히 장면을 나열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장면들을 연결해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사람이다. 그 연결의 실마리가 바로 ‘뼈대’다.

      이번 글에서는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스토리 뼈대를 세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했거나, 글 소재는 많은데 늘 중간에 멈춰버리는 분들께 구체적인 방법과 예시를 통해 글을 완성할 수 있는 창작 전략을 안내하겠다.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의 구조 – 스토리 뼈대 세우는 4단계

      1. 이야기의 뿌리를 만드는 '5W1H 질문법'

      아무리 사소한 아이디어라도 질문을 던지면 서서히 이야기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다. 이때 가장 유용한 도구가 바로 **5W1H(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식이다.

      • 누가? (Who) → 한강에서 일기를 쓰는 40대 여성
      • 언제? (When) → 이른 아침, 해 뜨기 전
      • 어디서? (Where) → 조용한 벤치에 앉아
      • 무엇을? (What) →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글을 쓴다
      • 왜? (Why) → 최근 어머니의 죽음 이후 감정 정리를 위해
      • 어떻게? (How) → 매일 손 글씨로 써 내려간다

      이 질문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 하나의 이야기 흐름이 생기고 중심인물이 갖는 감정과 행동도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5W1H는 소재를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로 발전시키는 데 효과적인 프레임이다.

      “소재는 넘치는데 이야기가 안 나와요” – 초보 작가를 위한 스토리 뼈대 세우는 법

       

      2. ‘기-승-전-결’보다 쉬운 스토리 템플릿: 상황–문제–행동–결과

      기존의 ‘기승전결’ 구조는 지나치게 고전적이라 초보자에게는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대신, ‘상황 – 문제 – 행동 – 결과’ (S-P-A-R) 구조를 추천한다.

      예시를 들어보자.
      소재: “퇴사 후 처음으로 떠난 여행”

      • 상황: 7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무계획으로 제주도로 떠난다.
      • 문제: 익숙한 일상이 사라지자, 불안감이 몰려온다.
      • 행동: 매일 글을 쓰고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 결과: 글로 자신을 다시 이해하게 되고, 작은 출판사와 연결된다.

      이처럼 구조만 잘 세우면 이야기는 저절로 흘러가듯 써진다. 독자도 이 흐름 속에서 감정선을 따라가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아진다. 이 구조는 블로그 에세이, 브런치, SNS 글에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3. 캐릭터 감정선을 먼저 짜는 ‘감정 지도’ 그리기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이 아니라 감정의 변화다. 같은 사건이라도 주인공이 어떻게 느끼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그래서 먼저 인물의 감정 흐름을 순서대로 정리하는 ‘감정 지도’을 그려보자.

      예시 – “혼자 산 지 100일째 되는 날”

       

      평온 → 외로움 → 회피 → 용기 → 안도감

       

      이 감정 흐름에 따라 사건을 배치하면, 이야기는 한층 더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흘러간다. 초보 창작자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은 사건만 나열하고 감정은 생략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이 빠진 이야기는 절대 사람을 움직이지 못한다.

      4. 주제를 중심으로 모든 장면을 정렬하라

      글을 쓰다 보면 소재가 많아서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이 이야기가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자. 즉, ‘주제’를 먼저 정한 다음, 모든 장면이 그 주제와 연결되도록 배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제가 “변화는 언제나 두려움에서 시작된다”라면,

      • 주인공이 익숙한 것을 떠나는 장면
      • 낯선 환경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장면
      • 작은 용기를 내는 장면
      • 변화 이후 깨달음을 얻는 장면 등

      이런 흐름으로 장면들을 정리하면 글이 훨씬 밀도 있게 완성된다. 소재는 많지만, 정리가 안 되는 초보자에게 이 ‘주제 중심 정렬법’은 매우 강력한 도구다.

      이야기에는 공식이 있다 – 구조를 알면 누구나 창작이 가능하다

      창작은 감성과 상상력으로만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이야기의 구조와 알고리즘을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수많은 작가가 이야기의 뼈대를 먼저 세운 후에야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이야기는 결국 흐름이고, 그 흐름은 구조가 있어야만 생긴다.

      ‘소재는 넘치는데 이야기가 안 나온다’는 고민은, 재료는 있는데 설계도가 없다는 말과 같다. 이제는 스토리 뼈대를 세우는 방법을 알았으니, 더 이상 막막하게 글 앞에서 주저앉을 필요가 없다. 5W1H 질문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상황–문제–행동–결과의 구조로 정리하며, 감정 지도와 주제 정렬로 밀도 있는 스토리를 완성해 보자.

      이제 다음 글부터는, 단순히 ‘생각나는 대로’ 쓰는 대신 의도와 흐름이 있는 이야기를 써보자. 그렇게 쓰인 글은 독자에게 더 큰 울림을 주고, 작가 자신에게도 깊은 성찰을 남긴다. 창작은 혼자 하는 일이지만, 구조를 알면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처럼 쉽고 즐거워진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단 하나의 뼈대를 세우는 것에서부터다.